[킹메이커기사]청소년부모, 위기에서 회복으로… 삶의 방향을 다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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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 성과연구 발표회’ 열려
아름다운재단·킹메이커,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 통해 청소년부모 79명 지원
총 42억 원 이상 사회적 가치 창출·사회성과 창출 배수 약 6.4배로 측정
“킹메이커를 만나고 인생이 변했어요. 이전에는 하고 싶은 것도, 시도하겠다는 마음도 없었는데 책임감도 생기고 '뭐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고, '해볼까?' 싶으면 해보는 실행력도 생겼어요.”
“임신하고 햇살론이 정부 지원인 줄 알고 대출을 받았어요. 또 명의도용 문제도 생겨서 ‘내 삶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간사님과 대표님의 도움과 위로로 극복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LH 주택으로 이사도 하고, 회계 자격증을 따서 일도 하고, 아이를 잘 양육할 생각 뿐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아직도 앳된 얼굴을 한 세 명의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자 장내는 때론 탄식으로, 때론 대견함의 웃음으로 채워졌다. 또박또박 말을 전하는 이들의 얼굴과 목소리는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뭉쳐 단단했다. 이들은 아름다운재단과 ‘청소년부모지원 킹메이커(이하 킹메이커)’가 2019년부터 진행 중인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소년부모 3인으로, 삶의 위기에서 회복으로 나아간 여정을 공유했다.
17일 아름다운재단이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 임팩트연구보고 ‘조명하다’’를 열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 운영 내용을 정리하고 성과를 산출한 임팩트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무엇보다 당사자의 변화와 제도적 변화를 이끈 사례를 공유해 현장의 호응을 이끌었다.
주거지원과 밀착케어, 두 축으로 지탱한 회복의 과정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은 만 24세 이하 청소년부모에게 주거 공간과 밀착형 사례관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주거 불안을 겪는 청소년부모가 안정적인 주거 공간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주거공간과 가구를 지원한다. 동시에 생활상담과 자립 코칭, 진로 탐색, 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병행해 한 가정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줬다. 지난 5년 간 총 79명의 청소년부모와 그 자녀 60명이 지원을 받았다.
많은 청소년부모가 불안정한 주거환경에서 양육과 생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대부분의 복지 제도와 지원사업은 청소년미혼모 또는 청소년한부모 가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들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정보 접근성과 활용 능력이 낮은 상황에서 지원을 신청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지원 구조도 높은 진입장벽이 된다. 또 목돈이 부족하고 청소년 신분으로는 임대차 계약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청소년부모가 안정적인 집을 마련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아름다운재단과 킹메이커는 청소년부모가 안정을 찾고 자립의 근육을 키울 기반을 마련해주고자 주거공간을 제공했다. ▲119 응급하우스 ▲인큐베이팅하우스 ▲후기청소년 지원 등 청소년부모의 상황과 필요, 역량에 따라 위기 개입부터 장기적인 주거 안정까지 포괄하는 단계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킹메이커가 제공하는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 서비스 구분. 긴급한 상황부터 단계적 지원을 제공해 청소년부모의 안정적인 자립을 돕는다. /출처=청소년부모 주거지원사업 임팩트연구보고 ‘조명하다’ 보고서 발췌
동시에 초밀착사례관리를 제공하며 청소년부모가 회복하고 자립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함께 키워나갔다. 상시적·전인적 지원 형태로 학업, 양육, 주거와 생활 관리, 자금 관리 등 청소년부모의 삶 전반에 필요한 경험을 함께 제공하며 실질적인 자립 역량을 직접 체득할 수 있게 했다.
모든 과정은 청소년부모의 목소리를 반영해 유연하게 조정됐다. 이들의 회복과 자립을 염두에 두고 개개인의 상황과 필요를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청소년부모의 경험을 단일 경로로 규정하지 않고 각자의 배경과 맥락에 맞춰 개입 방식을 달리했다. 이는 ‘성공한 자립’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청소년부모의 변화, 공간을 넘어 삶의 전환까지
발표회 2부에서는 ‘청소년부모 주거 지원사업’에 참여한 3명의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송연화·이병철 부부와 김랑하 씨다. 이들은 킹메이커를 만나게 된 계기부터 구체적인 지원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를 직접 들려줬다.
송연화·이병철 부부는 어떠한 지원과 준비도 없이 임신한 상태에서 지인의 소개로 킹메이커를 만나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을 겪었다. 송연화 씨는 자격증을 따고 인턴십을 거쳐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 이병철 씨는 킹메이커를 만나고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고졸 검정고시, 수능, 군복무, 대학진학과 취업을 해냈다. 군대에 있으면서도 미래를 상의하며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지게차 운전면허 취득을 계획하고 준비했다.
김랑하 씨는 TV 프로그램 ‘고딩엄빠’로 킹메이커를 알게 됐다. 킹메이커의 도움으로 미혼모센터와 연계돼 월세를 지원 받았으나 생계 유지에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어 인큐베이팅 하우스에 입소하게 됐다. 이곳에서 학습 지원과 주거자립 지원, 재정관리 등의 밀착 멘토링을 받으며 검정고시를 치고, 회계 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인큐베이팅 하우스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학업을 아예 포기한 상태였다. 아이를 혼자 케어하느라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배보은 대표께서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학원을 보내줄 테니 원하는 것을 배워보라고 권했다. 회계 학원을 다니고 인턴으로 일하면서 ‘나도 배우면 역량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비영리 영역의 회계 전문가라는 꿈이 생겼다. 내가 도움 받은 만큼 내가 좋아하는 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내게 꼭 맞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연화 씨는 “킹메이커의 ‘초밀착사례관리’가 큰 도움이 됐다. 주거, 생계, 양육, 재정관리에 이르기까지 자립에 필요한 모든 것을 관리해준다. 세심하게 하나하나 체크해주니 놓쳤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고, 한 번 경험하면 이후에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전국으로 퍼져 우리가 모르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지속적이고 밀착적인 지원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숫자로 확인한 변화의 가치
임팩트리서치랩 김하은 부대표는 청소년부모가 경험한 이 사업의 임팩트를 숫자로 변환한 사회성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름다운재단과 킹메이커가 지원하고 임팩트리서치랩이 수행한 이 연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청소년부모주거지원사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42억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김 부대표는 이번 연구를 ‘사각지대 임팩트 연구’로 명명하고 ‘임팩트 캔버스’라는 새로운 임팩트 측정 도구를 개발했다. 복잡하고 불규칙한 패턴 안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반영한 다양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맥락화된 정보를 조합하고 재구성해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총 10개의 핵심 사회성과 지표와 15개의 화폐가치화 산식을 개발해 청소년부모 가정의 성장과 자립의 과정을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주거지원사업이 청소년부모에게 제공한 솔루션의 가치 ▲청소년부모가 경험한 긍정적인 변화의 가치 ▲주거지원사업이 청소년부모 지원 생태계에 만들어낸 변화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청소년부모주거지원사업은 지난 5년간 총 42억 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의 사회성과 창출 배수는 연평균 약 6.4배로 측정됐다. 이는 사업에 100만 원이 투자될 때, 투자금 대비 약 6.4배의 사회적 가치(연평균 640만 원)가 창출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임팩트리서치랩이 수행한 ‘청소년부모 주거지원사업 임팩트연구보고 ‘조명하다’’ 연구보고서는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소셜임팩트뉴스(https://www.socialimpactnews.net)
뉴스 본문 : https://www.socialimpact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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